스쿠버다이빙과 관련된 성범죄, 강제추행죄를 중심으로 (2018년 9/10월호)

스쿠버다이빙과 성범죄에 관한 최근의 판결
사회가 다양화되고 가치관이 더욱 상대화되면서, 전통적인 선악구도는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악’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타인의 자유를 저해하는 행위이고, 이를 법률용어로는 타인의 법익을 침해한다고 표현합니다. 법익침해 중에서도 특히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며 점점 더 중형에 처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 ‘성범죄’입니다. 최근 광주고등법원은 체험다이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성 관광객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등의 행위를 한 다이빙 가이드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였습니다{광주고등법원 2018. 7. 18. 선고(제주)2018노30 판결}. 우리 법에서 처벌하는 성범죄, 특히 강제추행죄와 이에 파생되는 죄가 무엇인지를 스쿠버다이빙과 관련하여 이하에서 나누어 알아보겠습니다.

 


강제추행죄의 성립요건

1. 의의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300조는 이에 대한 미수범의 처벌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2. 폭행과 협박의 개념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며, 이 경우에 있어서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합니다(대법원 2001도2417 판결 참조). 따라서 스쿠버다이빙을 진행함에 있어 손으로 타인의 특정 신체부위를 상대의 의사에 반하여 억지로 만졌다면, 고통을 느끼게 할 정도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폭행이자 동시에 추행이 될 수 있습니다.


3. 추행의 개념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2013도5856 판결 참조). 결국,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을 행사하였는데, 이것이 객관적으로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라면 행위자 자신이 성적 만족을 얻으려고한 것이 아닐지라도 추행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준강제추행죄
1. 의의와 요건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자는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고 하여 준강제추행죄를 규정합니다. 즉, 행위 상대방의 상태가 특수한 경우입니다. 심신상실은 정신 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은 심신상실 이외의 사유로 인하여 심리적·물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합니다(대법원 2009도2001 판결 참조).


2. 스쿠버다이빙에서 항거불능의 상태
광주고등법원은 체험다이빙 강제추행 사건에 있어서, 스쿠버다이빙은 무거운 공기통과 웨이트벨트 및 잠수장비에 의존하여 깊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해양 활동으로서, 그 시계가 제한적이고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몸을 제어하기조차 어려운 까닭에, 처음으로 그 체험에 나선 피해자로서는 자신의 안전을 전적으로 가이드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더구나 당시 바닷속에서 가이드와 단 둘이서 스쿠버다이빙 체험을 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항거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광주고등법원 2018.7. 18. 선고 (제주)2018노30 판결}. 따라서 다이빙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준강제추행죄의 요건으로서 항거불능의 상태가 인정될 가능성이 다른 일반적인 경우 보다 높습니다.


치상의 경우
1. 의의와 요건
강제추행죄, 준강제추행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할 경우 형법 제301조에 의해 강제추행치상죄 또는 준강제추행치상죄가 성립하게 되며, 이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게 되므로 그 처벌이 매우 강화됩니다. 상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나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인지를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 정신상의 구체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대법원2005도1039 판결 참조).


2. 스쿠버다이빙에서의 준강제추행치상
광주고등법원은 스쿠버다이빙과 강제추행치상이 문제된 사안에서, 피해자가 무거운 잠수장비를 착용하여 자신의 몸조차 제대로 가누기 어렵고 호흡조차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시계가 제한된 바다 속에서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뜻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가이드와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항거 불능의 상태로 추행을 당한 경우, 피해자가 극심한 무력감과 두려움 등으로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정신적인 상해에 해당함을 인정하였습니다{광주고등법원 2018. 7. 18. 선고 (제주)2018노30 판결}. 즉, 다이빙의 특수성은 상해의 판단여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마치며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저마다 다르겠지만, 보편적으로 가장 중요시되는 가치는 ‘자유’입니다. 개개인의 자유는 너무나 소중합니다. 다만 각자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만 ‘자유’라는 개념으로 보호받습니다. 이는 특히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에 있어서 더욱 명확합니다. 스쿠버다이빙은 자유의 추구, 자유에의 집중 등 자유라는 개념의 본질에 대한 접근에 감수성이 짙습니다. 다이빙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자유를 좀 더 예민하게, 그리고 소중히 대한다면 각자의 자유가 물속에서 훨씬 피어날 것입니다.

 

 

글 민경호 변호사
온더코너 대표(www.onthecornerdive.com)
PADI IDC Staff Inst, 법무법인 안민

 

 

글쓴날 : [18-09-28 13:24] 스쿠바다이버기자[diver@scuba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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